그 사이, 우리는 다른 세상에 살게 되었다
같은 시대를 살지만 AI 활용 능력에 따라 전혀 다른 세상을 경험하는 사람들. 15년차 카페 사장이 겪은 AI 리터러시 격차의 현실과 디지털 전환 이야기.
어제 오후, 이미양과자 지하에 있는 사무실에 출근했다가 오랜만에 반가운 사람을 만났다. HFK에서 진행했던 공간브랜딩 팀원 분이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나온 것이었다. 중간에 잠시 올라가 나눈 짧은 대화. 그녀가 물었다.
"요즘 AI 쪽으로 완전히 넘어가신 것 같아요?"
그 질문이 계기가 되어, 요즘 내가 목격하고 있는 풍경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같은 시대, 다른 세상
아침에 노정석님의 YouTube 영상을 봤다. "AI와 노동의 미래"라는 제목의 54분짜리 영상. 100x 엔지니어, 인지 혁명, 구글의 중간관리층 해고. 이런 단어들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대화였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내 주변 사람들 중 대부분은 여전히 AI 유료 구독조차 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었다.
이보다 극단적인 격차가 또 있을까?
한쪽에서는 한 사람이 100명분의 일을 할 수 있는 세상을 이미 살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AI가 무엇인지조차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무서운 것은, 이 격차를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이다.
무엇이 가능한지 아는 것의 힘
그녀에게 말했다.
"AI 시대에는 뭘 할 수 있는지 아는 게 중요해요. 모르면 아예 지금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개인이 뭘 할 수 있는지조차 알 수가 없거든요."
2023년부터 ChatGPT를 써왔지만, 진짜 변화는 '무엇이 가능한지' 알게 되면서부터였다. Claude Code로 CLI 환경을 다루고, n8n으로 업무를 자동화하며, 비개발자도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하면서부터.
IT와는 거리가 멀었던 40대 중반의 카페 사장이 이런 도구들을 일상적으로 쓰고 있다. 15년간 커피를 내리던 손이 이제는 워크플로우를 설계하고 있다.
초조함과 경이로움 사이
솔직히 말하면, 여전히 초조하다.
매일 새로운 AI 도구가 나오고, 패러다임이 바뀌고, 어제의 상식이 오늘의 구식이 된다. GPTers 스터디장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수준의 사람들을 만나는데, 그 스펙트럼의 넓이에 매번 놀란다.
어제 본 아티클에서 누군가는 "전통적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의 종말"을 선언하고 있었다. 동시에 내 카페의 누군가는 여전히 수기로 재고를 관리하고 있다.
이 격차가 주는 초조함. 하지만 동시에 느끼는 경이로움. 우리 시대가 얼마나 특별한 변곡점에 있는지를 실감한다.
관심의 차이가 만드는 운명
가장 큰 차이는 능력이 아니라 관심과 실행이다.
AI에 관심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단지 이 차이가 전혀 다른 미래를 만들고 있다. 관심이 있으면 시도하게 되고, 시도하면 가능성을 알게 되고, 가능성을 알면 더 큰 세계가 열린다.
나도 처음엔 그저 호기심이었다. ChatGPT가 뭔지 궁금해서 써봤고, 신기해서 계속 썼고, 어느새 일상이 되었고, 이제는 없으면 안 되는 도구가 되었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이미양과자를 나서며 그녀에게 덧붙였다.
"AI로 뭘 할 수 있는지는 제가 보여드린 것처럼 생각보다 많아요. 일단 많이 사용해보시고 계속 관심을 가져보세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정말 시작할지는 모르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하다. 지금 이 격차를 인지하고 관심을 갖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더 이상 좁힐 수 없는 간극이 될 것이다.
그래서, 오늘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늘도 n8n 워크플로우가 내 일을 대신하고 있고, Claude가 나의 사고를 확장시켜주고 있다. 100x는 아니더라도, 확실히 다른 차원의 생산성을 경험하고 있다.
누군가는 이미 새로운 세상을 살고 있고, 누군가는 여전히 그 세상이 있는지조차 모른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 더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이 되고 싶은가?
모든 변화는 관심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관심을 행동으로 옮기는 순간, 이미 당신은 다른 세상으로 한 발을 내딛은 것이다.
오늘도 Claude Code를 켜며 생각한다. 아직도 모르는 것이 너무 많지만, 적어도 무엇이 가능한지는 알게 되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